제 2020호외-2 호 [영화로 세상보기] 극한 상황 속 인간의 이기심
- 영화, 컨테이젼 (2011.09.22.)
<컨테이젼> 속 재난상황은 지금 코로나 19 사태와 닮아 있다. 홍콩에서 시작된 바이러스는 출장, 여행을 위해 홍콩을 방문한 사람들로 인해 세계 각국으로 번져나간다. 호흡기와 매개체로 감염이 되는 이 바이러스는 박쥐, 돼지와 염기서열이 같으며 폐, 뇌에 침투한다. 즉 박쥐와 돼지 병균이 결합된 이 바이러스는 변이 속도가 빨라 백신과 치료법이 없으며 치사율은 2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열흘 만에 확진자가 800만 명을 넘으며 상황은 극한으로 치닫는다. 개나리액이 호전에 도움을 준다는 가짜뉴스가 퍼지며 사람들은 개나리액을 구하기 위해 새치기를 하고 다른 사람들을 해친다. 마트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생존에 필요한 물품을 구하기 위해 사람들은 창을 부수고 물건을 훔친다.
<컨테이젼>은 극한 상황에서 인간의 이기심이 어떻게 발현되는지 보여준다. 내가 살기 위해서 다른 사람은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는 태도, 재난 상황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눈살이 찌푸려지고 화가 난다. 그러나 과연 그런 모습들이 영화 속 극적장치일 뿐이냐는 질문을 우리 스스로에게 던질 필요가 있다. 코로나 19 사태 이후 마스크 가격이 폭등하며 부당한 방식으로 사리사욕을 채운 사람들이 많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 또한 우리의 이기심으로 인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재난 상황에서 밀폐된 공간에 모여 유흥을 즐기고, 여행을 떠나고, 꽃구경을 떠나는 모든 일들이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 "설마 내가 걸리겠어?"와 같은 안일함과 이기심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이다.
이렇듯 <컨테이젼>은 지금의 코로나 19 사태가 이미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지금 우리의 재난 상황은 어쩌면 안정적인 생활에 대한 우리의 안일함이 불러온 결과라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무기를 들고 백신을 갈취하는 모습, 개발한 백신이 너무 모자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추첨을 진행하는 모습은 어쩌면 앞으로 우리에게도 다가 올 현실이 될지 모른다. 상황이 더 극한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바로 가장 기본을 지키는 갓이다.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최대한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한다. 외출 후엔 반드시 꼼꼼하게 손을 씻어야 한다. 불가피한 외출이 아니라면, 약속을 자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한다. 너무나 당연하게만 느껴지는 말들이다. 그러나 이 당연한 것들을 우리는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고, 더 빠르게 끝낼 수 있었던 재난 상황을 지속시키고 있다. 재난 상황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우리의 노력과 실천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때이다.
윤소영 기자